발효과학

맛좋은 전통발효식품 필수-발효 온도와 맛, 미생물과의 관계

땅무니25 2025. 8. 21. 21:27

 

우리나라 전통 발효식품은 오랜 시간 동안 한국인의 밥상과 건강을 지켜온 지혜의 산물이다. 된장, 고추장, 청국장, 김치, 막걸리와 같은 발효식품들은 단순한 저장 기술을 넘어, 음식의 영양학적 가치와 풍미를 더욱 높이는 역할을 한다. 

 

한국 전통 발효식품이 되려면 발효 온도가 제일 중요하다
발효 온도는 보관 조건 뿐만 아니라, 맛의 품질을 좌우하는 직접적인 요인이다

 

끝내주는 전통 발효식품이 되려면 발효 온도가 제일 중요

 

전통발효식품의 발효숙성되는 과정에서 핵심은 바로 발효 온도이다. 발효는 살아 있는 미생물이 온도라는 환경적 자극 속에서 자신들의 대사를 변화시키고, 그 결과로 다양한 맛과 향, 기능성 성분을 생성하는 복잡한 현상이다. 예를 들어, 김치는 저온에서 천천히 발효될 때 아삭함과 은은한 신맛이 유지되며, 된장과 청국장은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야만 특유의 구수한 풍미가 살아난다. 따라서 발효 온도는 단순히 보관 조건이 아니라, 최종적으로 우리가 느끼는 맛의 품질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전통 발효식품마다 적정 온도를 벗어나지 말아야 

전통발효식품의 발효 온도는 미생물의 종류와 활동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김치의 경우, 젖산균(Lactobacillus, Leuconostoc 등) 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낮은 온도(약 4~10℃)에서는 Leuconostoc

속이 활발히 증식하여 김치의 풍미를 깊고 은은하게 만든다. 그러나 온도가 상승하면 Lactobacillus 속이 빠르게 번식하며 신맛이 강해져 김치가 빨리 시어진다.

 

된장과 청국장에서도 마찬가지로, 바실러스(Bacillus subtilis) 와 같은 균들이 적절한 온도에서 단백질을 분해해 아미노산과

펩타이드를 만들어내며, 이는 구수한 맛과 감칠맛의 근원이 된다. 만약 온도가 너무 낮으면 이들의 대사가 더뎌지고, 반대로 너무

높으면 불쾌한 냄새나 쓴맛을 유발할 수 있다. 즉, 각 발효식품에 최적화된 미생물의 활동 온도가 있으며, 이를 벗어나면 발효품질은 크게 달라진다.

 

 

조상님들께서 노력하여 조절하셨던 발효 온도, 그것과 직결된 맛

맛의 다양성 역시 발효 온도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예를 들어, 고추장은 여름철 고온 발효 시 단맛과 매운맛이 조화되며 깊은 풍미가 생기지만, 지나치게 온도가 높으면 이취(異臭)-고추장 향과 다른 냄새가 발생할 수 있다.

 

막걸리의 경우도 효모와 젖산균의 균형이 중요한데, 온도가 낮으면 효모 발효가 느려져 알코올 생성이 줄고, 높은 온도에서는 젖산균이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신맛이 강해질 수 있다. 결국 발효 온도는 미생물 간의 균형을 조절하는 핵심 열쇠로서, 이를 통해 음식의 맛, 향, 질감이 결정된다. 전통적으로 선조들은 계절과 기후에 따라 장독대를 배치하거나, 김치를 땅속에 묻는 방식으로 온도를 조절했다. 이러한 지혜는 과학적 원리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발효 온도는 전통발효식품의 맛을 설계하는 과학적 도구

결론적으로 발효 온도는 단순히 미생물이 살고 죽는 환경 조건이 아니라, 맛을 설계하는 과학적 도구라 할 수 있다. 현대 연구에서도 발효 온도 조절을 통해 특정 기능성 물질(예: 항산화 성분, 면역 강화 물질)을 증가시키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된장을 일정 온도에서 발효하면 아이소플라본과 같은 항산화 물질이 더 많이 생성되며, 김치도 저온 발효 시 장 건강에 유익한 젖산균이 오래 유지된다. 이는 곧 우리의 전통 발효 방식이 단순한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미생물학적 원리에 기반한 체계적인 지혜였음을 보여준다. 

 

발효 온도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은 전통 발효식품의 품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현대인의 건강에도 깊은 의미를 지닌다.